한국마사회 장수농장에서 경주마들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아빠말 ‘메니피’를 만나다.

전북 장수에 있는 경주마목장 장수농장에서 5년 만에 제주농장에서 내륙의 씨암말들의 우량종마 생산을 위해 돌아온 경주마의 최고 혈통을 자랑하는 씨수말 “메니피”를 만나고 왔습니다.

씨수말이라는 큰 타이틀을 갖고 있는 17살 메니피에 대한 기대감으로 만나기 전부터 두근두근 설레고, 어떤 말일지 나름 상상하며 무척 궁금하고 또 기대감에 부풀어 경주마목장 장수농장을 찾았습니다.

메니피는 씨수말로 미국에서 2006년에서 약40억원에 도입되었고 2007년부터 교배활동에 들어갔으며 지난 25회 뚝섬배 경마대회에 출전한 16두 중 2두가 메니피의 자마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해 씨수말로서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고 합니다.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장수농장은 제주농장에 이어 국내 2번째로 큰 46만평 규모의 경주마 훈련과 우량종마 생산을 위한 시설로 규모도 참 대단했지만 자연경관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남덕유산 육십령(해발580m)을 끼고 있는 경주마 목장은 한폭의 그림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그대로 폭 빠지는 듯한 느낌과 감탄이 절로 나오는 멋진 곳으로,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 개방되고 말들의 교배시간에 맞추면 교배관람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넓은 초지와 마방, 실내마장, 원형마장 등 굉장한 규모의 시설에 놀라워서 마치 외국에라도 온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각각의 말들을 위한 초지들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들어가는 동안 초지 안에서 한가로이 풀 뜯고 휴식을 취하는 엄마말과 새끼말을 보니 저절로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답니다.

수목금요일에 하루 3번의 교배 스케쥴이 있는 씨수말 “메니피”를 보기 위해 교배소로 가다가 씨암말사에서 사전 준비를 하는 씨암말을 보았습니다. 씨암말을 돌보시는 분들도 예상외로 많으셨고, 귀하신 말들이라 준비과정도 정말 철저해 보였습니다.

말들의 교배는 인공수정으로 이뤄지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 가보니 직접 교배를 해서 적잖이 놀라기도 했습니다. 경주마들의 족보는 엄격하게 관리되며, 국제협약에 따라 인공수정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씨암말이 교배준비가 된 것을 확인하고, 교배소로 이동한 후 씨수말인 메니피를 맞이하기 위해 씨암말은 혹여라도 뒷발로 찼을 때 메니피가 다치지 않도록 씨암말의 뒷발에 폭신한 신발 두짝을 신기었습니다.
잠시 후 교배소로 매끈하고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는 메니피가 위풍당당하게 등장했고, 교배는 순식간에 이뤄졌습니다.

메니피는 체중이 650kg정의 큰 체격이지만 평소에는 온순한 성격이라고 하는데 사실, 메니피와 씨암말의 풍채에 놀라 심장이 콩닥콩닥 뛰어서 가까이 다가서지도 못하고 바라보는데, 적잖이 겁이 나고 무섭기도 했지만 멋진 메니피를 볼 수 있었다는 것에 정말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메니피는 교배가 끝나고 곧장 씨수말사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합니다. 씨수마사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씨수말사 앞을 한바퀴 걸어주고 유유히 휴식처로 들어가는 메니피를 보면서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리만큼 탄탄하고 윤기 있는 몸이 굉장히 좋았고, 근육들이 멋져보였습니다.

몸값이 워낙 비싼 귀한 말이라 대우도 남달라 가장 좋은 곳에 씨수말초지도 갖고 있는 메니피는 정말 “황제”라는 칭호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들의 초지를 따라 비탈진 언덕을 올라 부드럽게 불어오는 신선한 봄바람과 상쾌한 산공기에 심호흡도 하고, 탁 트인 넓은 경주마 목장을 둘러보며 가족나들이 장소로 정말 좋겠구나 싶었습니다.

장수에는 오미자와 사과농장 자주 오는데, 오면 꼭 들러야할 곳 리스트에 자연경관이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말들과 함께 귀여운 새끼말까지 볼 수 있는 한국마사회 장수농장이 추가 되었습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날이 풀리고 초지에도 풀들이 제법 자라나는 4월에는 온 목장이 초록 물결로 훨씬 멋지다고 하니 조만간 다시 한번 장수목장을 찾게 될 것 같습니다.